Ιτ'σ αλλ Γρεεκ το με. 책 표지에 희미하게 실려 있는 글자. 호기심에 들여다보니 “It's all greek to me"를 그냥 알파벳만 바꿔 쓴 것이다. 재미있네, 그런데 이건 뭐지, 부제인가? 이 책의 원제목을 찾아보니 ‘It's All Greek to Me: From Homer to the Hippocratic Oath, How Ancient Greece Has Shaped Our World’ 사실 ‘한 권으로 읽는 그리스 고전’이라 번역본의 제목을 붙인 것은 책 내용과도 괴리가 있는 좀 ‘몰 품격’의 선택인 듯.
역사 문화 철학에 대한 체계적 근본을 갖출 기회가 없었다는 아쉬움에 대한 보상욕구랄까 아니면 학창시절 해외여행 때 첫 몇 나라 중 하나를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도 없이 그냥 건물 또 유적만 보고 왔었다는 자괴심 탓일까, 그리스 로마 시대에 관한 원서 번역본 창작물 등을 닥치는 대로 읽은 적이 있었다. 그것이 결국 중국 文史哲에의 몰입으로 이어졌다 다시 깨어난 후 또 한 번 찾은 그리스, 그때에도 그 허전함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허탈감이 더 커졌다고나 할까. 언젠가의 성지순례, 너무 겉핥기 식 아니었나 하는 후회로 다시 찾았던 그곳에서 고용했던 가이드. 하도 실감나게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에 눈에 보이는 이것저것보다는 오히려 귀에 들리는 그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그려내는 장면 장면들 거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그 여행.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이다. 무엇이 무엇이고 하는 그런 따분한 주입식 내용이 아니다. 신화와 역사를 오가는 예전 ‘그리스 시대’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Charlotte Higgins 그녀의 목소리로 가이드를 받는 느낌이다. 때때로 인용되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또 안티고네 거기에 사포 시의 부스러기들 그것들은 그녀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낭송에 다름 아니고, 또 당시의 정치 사회상과 곁들여지는 소크라테스 히포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이야기는 구수한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어느 정도는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되던 부분에서는 마치 '소피의 세계'를 읽으며 철학 산책을 하는 듯 그런 상쾌감을 느꼈고, 생소한 내용의 부분에서는 새로운 흥미유발의 동기를 얻게 된, 읽기를 잘했다는 흐뭇한 느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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