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 레마르크(1898-1970)가 1928년에 쓴 전쟁소설 ‘Im Westen nichts Neues’의 英譯版이다. 歷史라는 것은 권력자들의 이야기요 전쟁의 이야기고, 民衆史는 시대를 살아가는 약자와 서민의 이야기다. 여기 이 소설도 어느 전투에서 전략이 어땠느니 전세가 어떻게 돌아갔느니 하는 무슨 그런 큰 틀의 그림과는 상관없이 이유도 의미도 전혀 알 수 없는 전장이라는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남는 것 그 하나가 목표일뿐인 병사들이 겪고 느끼는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이야기는 취사장에서 벌어지는 병사들의 승강이로부터 시작되고, 죽어가는 어릴 적부터의 친구에게서 그의 가죽장화를 얻어내려 애쓰는 병사의 모습으로 이어지며, 싸움터에서의 인간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해가지를 보여준다.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부하들을 잔혹하게 괴롭히는 상관 Himmelstoss의 모습, 그 시달림 속 주인공 Paul Bäumer의 회상. 교사 Kantorek의 민족이 어떻고 애국심이 어쩌고 하는 강압적 권유에 못 이겨 이곳으로 오게 된 그의 친구 19살 소년들. 150명이었던 부대원이 어느덧 32명으로 줄어드는 사이, 함께 입대했던 이 친구들도 허망하게 차례차례 죽어나간다. 휴가차 돌아온 주인공을 대하는 동네 사람들 기성세대, 그들의 관심사와 사고방식. 부딪치고 쓰러지고 피 흘리며 허망하게 죽어가는 당사자라곤 다 어린 소년들뿐. 거창한 대의명분을 외치던 이들도 실상 얼마나 비겁하고 무능력한지 생생한 모습으로 드러내는 힘멜슈토스와 칸토렉 그런 인간들. 다 가버리고 이제 마지막 남은 친구 Kat 그의 부상. 그를 둘러업고 달리는 주인공 話者. “My throat is parched.; everything dances black and blue before my eyes, I stagger doggedly and pitilessly.....” 도착, “There I drop on my knees. My legs and my hands tremble. My lips tremble as I try to think.” 귀에 들리는 “He is stone death.”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무슨 아슬아슬한 장면이나 무슨 감동적 영웅적 내용이 담겨있는 그런 것도 아닌, 어찌 보면 병사 일기나 종군 르포르타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이런 이야기가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로 승화된 것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름’없는 병사들의 모습과 그 심리를 차분히 묘사하는 작가의 절제능력 그 요인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죽고 다쳐 사라지면 더 어린 병사들로 대체되는 전쟁소모품 인간, 反戰思想, 거기에 무슨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요란한 군더더기 붙이기 그런 것은 없다. 오직 먹고 자고 살아남는 것만이 관심의 대상이요 즐거움인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와 병사들의 순박한 대화가 있을 뿐이다. 프랑스 농부 또 대장장이가 우리와 싸우기를 원한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을 이미 다 가진 황제가 더 무엇인가를 원해서일 테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이 싸움을 일으켰고, 누가 여기서 득을 볼 수 있는 것인지... 하지만 소설 마지막 페이지 1918년 10월에 발표되는 공식 발표는 단 한 줄, ‘서부전선 이상 없음’
아이러니.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5년만인 1933년 나치에 의해 현대판 분서갱유 금서로 불태워졌고, 결국 그 나치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니.... 문뜩 스쳐가는 불길한 생각, 반복되는 역사. 중국, 과거 한때 바보 같았던 그때의 억울함 그 분노의 폭발. 도화선은 조어도/센가꾸열도..... 미국의 개입.... 엉뚱하게 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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