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의 생각세계

꿈과 목표

뚝틀이 2012. 11. 27. 20:17

마력의 소리, 아니 마법의 呪文, I have a dream.”

일단 여기까지면 나머진 자동적 흐름이다. 그저 머릿속에서 춤추는 ABBA의 리듬 그 화음. 

가끔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무섭도록 확신에 찬 연설, 그 시작, “I have a dream!”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난다.

"꿈. 아~, 그래. 그땐 꿈이 있었지." 

“그땐? 그럼 지금은 꿈이 없다는 이야기네.”

“아니지. 지금도, 물론, 꿈이 있지.”  

“그럼 왜 ‘그땐’이지?”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말했어야 했나?” 

“그거나~ 그거나. ‘그땐’이나 ‘그때까지만 해도’나, 오십보백보, 그게 그거 아닌가?”

“원래 속에서 생각했던 건 '그때 이후 한동안' 꿈 없이 참 힘들었었는데 그거였는데, 어쩌다 말이 그렇게 흘러버렸네.”  

“꿈을 잃은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네.”

“꿈을 잃었던 것은 아니고, 잊고 산 적이 있었지.  내 의식세계의 뒷전으로 밀렸다고나 할까? 절박함에 밀려서.” 

“절박? 그런 때도 있었어?”

"방황이었지. 절망 속 방황,

 모든 것이 빗나가고, 모든 것이 속박으로 느껴져서,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치던 그때,

 그래도 마음 속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인가에 이끌려, 아니 어쩌면 본능의 외침을 거역 못하고, 어쨌든 살아 넘기기는 했던 그때.” 

“본능의 외침?”

목표, 훈련받은 본능이라고 해야 할까? 그저 목표 거기를 향해 발버둥쳤지.” 

“목표? 목표나 꿈이나, 이거야말로 진짜 오십보백보 아닌가?”

“아니. 달라. 아주 달라. ‘큰 바위 얼굴’ 얘기 기억나? 소년이 그 바위를 보면서 키운 건 이지. 목표는 아니지.” 

“너무 막연하게 얼버무리는데.”

“바로 그거야. '막연하게.'

 꿈은 막연하고 목표는 분명해.

 구체적이고, 실체도 분명하고, 계획 또 타임 테이블 그런 것도 분명하게 들어있고.” 

“내 생각은 다른데. 그럼 어렸을 적 꿈을 이루었다는 사람들은 뭐지?”

“이렇게 생각해봐. 지금 우리가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 '꿈을 이룬' 사람들, 그들에게 물어봐. 어렸을 적 이 뭐였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할 걸. 아니 어딘가 그런 통계가 있었어. 

 대부분의 경우 어렸을 적 꿈은 달랐었다고.” 

“그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만 그렇다는 이야기네.

 좋아.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게 목표인지 꿈인지 그건 어떻게 구별할 수 있지?”

“간단해. 흐름이요 행복이고, 목표매듭이요 고통이지.”

“지금 무슨 말장난하는 거야?” 

“천만에. 한 번 들어볼래? 

꿈은 흐름이다.

흐름이 아니라면 그건 목표다. 목표는 매듭이다.

꿈은 흐름이다. 매듭 아닌 흐름이다.

흐름에는 행복의 낭만이 깃들 여유가 있지만,

매듭에는 욕망을 향한 초조함만 자리할 뿐이다.

흐름, 그것이 꿈이다.

“초조? 행복?”

“그래. 머릿속에 두 사람을 그려봐.

 마라톤 완주를 꿈꾸는 한 사람과, 또 한 사람,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사람. 

“대충 이해하자면, 꿈은 먼 장래의 목표, 뭐 그 정도의 느낌이네.”

“그렇게 단순하진 않아. 꿈이 매듭이 아니라는 것이 구별 포인트가 아니고 꿈은 흐름이라는 게 중요해.” 

“그건 왜지?”

“그 흐름을 이해하려면 삶이 무엇인가를 먼저 살펴봐야 돼.” 

“이젠  또 삶까지? 아하, 아까 그 힘들었던 시기 거기에 대입하면, 꿈을 향했더라면 낭만이라도 있었을 텐데,

 목표에 매달려 그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다는 그런 이야기고, 말하자면 일종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뭐 그런 이야기?”

“그래. 근데, 사실 내 당시 어려움은 삶에 모습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시작되었거든. 그래서 한때나마 꿈을 잊었었던 것이고.”  

“어떻게 이해했기네. 아니, 좋아 그럼 도대체 삶의 모습이란 뭐지?”

마라톤은 혼자 달리는, 궁극적으로는 자기와의, 싸움 아냐? 그런데 삶은 그렇게 혼자 달리는 것이 아니거든. 

삶은 만남이다.

자기 아닌 남과의 만남, 또 자기 자신과의 만남, 그게 삶이다.

만남은 어울림이다, 부딪침이다.

어울림과 부딪침, 그것은 흐름을 일으킨다.

어울리고 부딪치며 뒤섞이는 흐름, 그게 삶이다.

만남에 만남이 이어지며 흐름에 흐름이 섞인다.

어울림과 부딪침 또 흐름, 거기에서 소리가 태어난다.

뒤섞이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그게 삶이다. 

“흐름? 아깐 꿈이 흐름이라고 하더니, 이젠 삶도 흐름?”

“조금 더 들어볼래? 

삶이란 꿈을 향한 흐름이다.

흐름을 향한 흐름, 그게 삶이다. 

“결국 꿈이란 것은 흔들리는 삶 그곳에서 겨눠야하는, 하지만 역시 흔들리는, 무빙타깃이라는 이야기네.”

“아니 그렇지 않아. 타깃은 목표야. 스트레스가 잔뜩 배어나는 목표. 꿈은 스트레스 그런 것 필요없는 흐름이고.”  

“그래도, 아직, ‘그땐’이란 표현을 왜 썼는지, 그땐 왜 꿈을 잊었었는지, 그 이야긴 아직 안 했는데.”

“그래? 내 나름대론 이미 다 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그림이 좀 더 명확해지도록 한 번 시도해보지.  

 삶이란 것이 말하자면 소용돌이 또 파도 그런 것이 섞여드는 흐름이요 그런 것이 만들어내는 그림이요 이야기라면,

 그 그림이요 이야기라는 것이 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또 원하는 모양으로만 이어질 수만은 없는 것 그건 당연하지 않겠어? 

 그런데, 꿈이란 게 뭐지? 바로 지금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의 생각 속에서 그 생각 세계에서 그려지는 그림 그것 아니겠어?

 그렇다면 꿈 역시 변해가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지. 자신의 삶에 의해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의해 변해가는 흐름이라는 그림.

 그래서 꿈은 흐름이고 삶은 그 흐름을 향한 흐름이지. 물고 물리는 흐름. 

 그때 내 절망했던 건 '내 등대'가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야.

'고정 그림 그 등대'는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것이었고. 아니 사라졌고. 

 보이는 것은 그저 바로 눈앞에서 달랑거리는 목표라는 쪽지였어,

 매듭 그림, 그걸 잡으려 버둥거렸지. 출렁거림 속에서. 필사의 힘을 다해.

 덤벙댐 허우적거림, 거기 들어간 에너지 또 운동량 그 비효율성, 내 번민의 장부는 그런 자책으로 가득찼지. 스칼라 숫자들로. 

 그러던 어느 날, 꿈 역시 흐름 변하는 삶이 만들어내는 흐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에 이른 거야.

'그 흐름의 존재'가 머릿속을 찾은 거야.

 그날부턴 방향을 아니 방향만 의식하게 되었지. 지금 이게 나의 빛을 향하고 있는지 아닌지. 스칼라가 아닌 벡터를 생각하기 시작한 거지.” 

“공감이 갈 듯 말 듯 한데 그래도 솔직히 왜 흐름인지 무슨 뜻이지는 아직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아까는 삶이란 흐름에서 꿈 역시 흐름처럼 변할 수밖에 없다는 그 상대적 위치 그 상대적 모습 그 상대적 의미 그것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꿈에는 그 자체의 속성을 봐도 흐름이란 성격이 있지. 매듭이란 일차원적 성격이 아닌, 연장선상이라는 이차원적 성격, 거기에 또

 주변을 포함하는 삼차원적 성격, 아니 더 나아가서는 시공을 초월하는 환상적 요소를 포함한다는 성격에서 말이지.

 대통령이 꿈인 사람과 대통령이 목표인 사람의 차이로 한 번 이야기해볼까?

 먼저, 대통령이 목표인 사람은 단순해. 거기그 자리에 한 번 앉아보는 것 그것으로 끝이지. 꽉 막힌 타입 아니면 천방지축 못 말릴 타입, 

 하지만, 큰바위 얼굴 보듯 오랫동안 대통령이라는 이데아 그 像에 이끌려 온 사람에겐 그 자리 자체보다는 本質이 우선이지. 

 그 자리가 왜 있는지, 그 자리가 무슨 자리인지, 거기서 자기가 무얼 하고 싶었는지. 사고와 이해의 성장과정 그 흐름이 들어있지. 

 본질에 충실한 본연의 역할 수행 그것은 당연지사고, 어쩌면 더 크게 자신의 꿈을 국민의 꿈과 일체화 시키겠지. 같이 향할 꿈. 

 꿈, 아까 얘기 했지? 그건 고통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그 어떤 것에도 발목 잡히지 않고 함께 나아감. 그것 역시 꿈의 범주에 포함되지.  

 이 이야긴 꼭 대통령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야. 회사사장 마을 이장에게도 마찬가지고, 좋은 아빠 좋은 엄마에게도 역시 다 마찬가지지. 

 앞 오직 앞을 향하는, 퇴임 후에도 지속될, 시공을 초월하는 생각의 흐름, 이게 바로 진정한 아름다움 아니겠어. 그래서 꿈은 흐름이야.  

 이해가 돼? 

“아~. 몰라. 어~ ~”

“잘래? 그래, 잘 자. 좋은 꿈꿔. 거위 노래 불러줄까? 난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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