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Eden Phillpotts의 ‘어둠의 소리’

뚝틀이 2012. 12. 10. 06:44

원제는 ‘A Voice from the Dark’, 1925년 작.

 

이제 험한 세상에서 은퇴한 탐정 링글우즈. 사냥이나 즐기며 그 동안의 체험을 글로 옮기려는 마음에 찾은 조용한 호텔. 한밤중 어둠속에서 울려오는 애절한 소년의 목소리, 그 사람이 오지 않게 해달라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 목소리. 놀라 일어나 옆방을 주위를 찾아봐도 그럴 곳이 없고, 아침에 일어난 후 호텔에 알아봐도 여기에 묶고 있는 사람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노부인과 그의 하녀뿐. 다음날, 역시 마찬가지 소리,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전혀 그 무엇도 알아낼 수 없고. 유령의 소리? 그럴 리야. 궁금증을 풀려 접근한 노부인에게서 듣는 끔찍한 이야기, 1년 전 사건, 지금 탐정이 묵고 있는 바로 그 방에서 비참하게 죽어나간 한 소년의 이야기. ‘마지막 탐정 활동’에의 유혹을 견딜 수 없는 탐정은....(그 다음 어떤 이야기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고딕미스터리라고 하던가? 공포분위기와 탐정이야기를 섞는 추리소설을. 이 ‘어둠으로부터의 소리’도 그런 류에. 하지만, 이 소설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좀 독특하다. ‘궁금증을 유발시키려’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그런 식이 아니라, 시종일관 이 탐정이 다음 단계로 벌일 일이 무엇인지, 어떤 내용을 얻어내려 일을 벌이는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땐 어떤 식으로 나갈 것인지, 어찌 보면 좀 싱겁기까지 한 그런 형태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엉성한’ 이야기가 아니라 ‘철저함’ 그것이 자신이 과시하고 싶은 욕망임을 숨기지 않으려는 듯. 하지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