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야 붙이는 사람 마음대로지만, 그래도 ‘the mother of the detective novel’라는 Anna Katharine Green(1846-1935)의 소설. 1880년 作.
역시 아직 우리나라에는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책이니, 스포일러 악역 걱정 좀 덜고, 읽으면서 그냥 메모하는 식으로.
http://www.gutenberg.org/files/1167/1167-h/1167-h.htm
문을 열고 튀어 들어와 다짜고짜 '탐정'부터 찾는 중년의 부인, 사람이 없어졌다고. 돈은 얼마 들어도 좋으니 찾아달라고, 꼭 좀 찾아달라고.
무슨 일이냐 묻는 나에게, 당신 말고 상관은 없냐고. 자존심 상해 Mr. Gryce에게 보내보지만, 그는 중요한 일이 있다며, 나보고 대신 가라고...
현장으로 향하는 중 그녀의 부탁, 절대 소문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주인도 모르게 해달라고. 주인? 그럼 당신은? 자기는 그 집의 하녀.
그럼 없어진 사람은? 재봉담당 하녀. 그냥 외출했다가 돌아올 수도 있지 않냐 하니, 그녀는 아무도 없다고, 누가 찾아온 적도 없었다고.
어젯밤 남자의 목소리가 그 방에서 들렸고, 오늘 보니 창문이 열렸고..... 애원 또 애원. 자기 저금통장 다 털어줄 테니 찾아만 달라고.
도착한 곳은 ex-Congressman, Holman Blake의 맨션. ‘주인’ 몰래 뒷문으로 들어가기. 방에서 없어진 게 뭐냐 묻자, 모자와 코트 그리고 ‘some little knick-knacks’. 그 이런저런 게 뭐냐는 물음에. 중요한 게 아니라고만. 그 재봉녀와 무슨 사이냐, 물어보지만,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자기는 Mrs. Daniels, 자기 저금 몽땅 털어 모든 비용 댄다는데, 그냥 찾아주면 될 것 아니냐고. 숨기는 게 많으면 협조할 수 없다며, 그냥 대충 발길을 돌리려는데, 눈에 들어오는 핏자국. 방바닥에 또 창틀에. 실종자의 외양을 물어도, 그것조차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이 하녀, 그저 머리와 눈동자가 검고, 약간 마른 편이라는 그 정도. 사라진 재봉녀의 이름은 Emily Daniel. 서랍 속에는 하녀의 신분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급 옷들이 가득. 훔쳐온 것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당황해하며 변호하는 하녀, 원래부터 그 재봉녀의 것이라고. 책상위에 놓인 책들로 볼 때 실종녀의 신분이 하인인 것 같지는 않고... (초입부터 좀 다른 분위기다. 섬세한 표현으로 가득한 문학작품을 손에 잡은 듯. 마치 이야기책만 붙잡고 있다가, 수채화 묶음을 들추고 있는 듯...)
그때, 위층 현장으로 올라오는 이 맨션의 주인, Mr. Blake. 자기 집에 불미스러운 일로 외부인이 와있다는 게 매우 불쾌한 듯. 뭘 좀 물으려하자, 하인에 관한 것은 전적으로 Daniel부인에게 맡겼다고, 자기는 재봉담당 하녀라는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들어갈 때는 뒷문으로였지만, 나올 때는 현관으로. 홀의 모습, 요란한 장식은 없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또 밖으로 튀어나온 듯 자리한 전신초상화(우리나라 왕의 그림처럼 이런 그림에 무슨 이름이 있기는 있을 텐데....이하, 그냥 인물화), 미모(항상, 이 미모라는 표현이 붙는 여자들이 문제이더라.)의 여성, 하녀의 말로는 그의 사촌 여동생. Fanny라 불리는 젊은 하녀, 내 좋은 솜씨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앞으로 이 집에 심어놓은 첩보원으로 쓰기로.
이 실종사건에는 분명 집주인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Blake에 대한 뒷조사. 독신, 거의 완벽할 정도의 여성기피증. 정치인 모임 외에는 얼굴도 내밀지 않고, 식사조차 혼자 하곤 한다고. 그런 Blake가 무슨 자선파티엔가 간다는 첩보. 나도 그곳으로. 역시 예상대로 주목을 받는 존재이기는커녕, 홀 한 구석에서 몇 사람과 시시한 이야기나 나누고 있고. 그때 ‘외국인’과 걸어들어 오는 ‘미녀’. 모두가 조용해지고. 난 직감적으로 그 홀에 걸렸던 그림의 주인공임을 알아차리고. Blake를 본 그녀는 멈칫, 하지만, 이 남자는 눈도 주지 않고. 난 조용히 파티 관찰, 인내는 나의 무기. 드디어 이 남성에게 접근하는 그녀. 가까이 다가가 엿듣는 대화. 조용하지만 날이 선 대화. 이 여자의 이름은 Evelyn Blake, 지금은 De Mirac 백작부인. 사랑한다는 말 따로, 보석과 지위에 눈이 멀어 아무나 하고 결혼할 수 있는 여자라는 실체에 놀랐다는 Holman. 비난 그만, 과거는 잊고, 잘 지낼 수 없겠느냐는 그녀. 오늘 한 번 보기를 원했을 뿐, 다시는 안 보겠다는 차가운 대답, 그 남자. (예전 책을 읽자면, 이렇게 사촌간의 애정갈등이 많이 나온다. ‘폐쇄된 신분사회’ 성격이 강한 시대라 그랬을까?)
여자의 실종이 이 Blake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예 그 맨션 건너편에 세를 얻어 이 남자의 출입 살펴보며 미행에 나서기로. 그 만남 이후로 갑자기 변한 이 남자의 행동. 점잖은 기풍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뒷짐 지고 집 앞을 하염없이 오가기도 하고, 그냥 ‘아무 여자’나 따라가기도 하고. 미행 며칠 째. De Mirac의 저택에서 초인종을 누를듯하다 멈칫하는 남자. 또 며칠 후, 이번엔 길에서 만난 ‘초라한 여인’과 한참 나란히 걸으며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다 헤어지고... 쳇바퀴를 도느니, 이번엔 이 여자 한 번 미행해보기로.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도저히 쫓아갈 수가 없고. 앞쪽 후미진 곳에서 잠깐 멈췄다 돌아오는 그녀. 그녀가 멈췄던 곳을 가보니 calico 조각이 걸려있고. 난 그걸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무런 진척도 없음에 답답해진 하녀 Daniels부인, 실종 보름째부터는 자신이 직접 찾아 나서겠다고. 일종의 협박처럼 들리고.
그 다음날 들어오는 Fanny로부터의 정보. 이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고. 나도 그를 따라나서고. 기차가 멈춰서는 작은 정거장, 거기에서도 마차를 타고 또 한참 더 들어간 곳 작은 마을. 의심을 사지 않으려 옆길로 돌아갔다 다시 돌아와 따르기도 하고.... 어느 허름한 집 문을 두들기는 그, 아무도 없고.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바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은행 강도 용의자 Schoenmaker의 집. 하원의원까지 지낸 귀족집안의 이 남자가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집 옆 나무를 타고 올라가 한 번 둘러보는 나. 벽난로 속에 타다 남은 옷감.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까 아이들 이야기로는 집이 비어있는지는 오래라는데, 이층에 놓여있는 신문은 바로 이틀 전 날짜.(작가의 글쓰기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대화’의 따옴표 하나 없이, 마치 지금 이 패러그래프에서처럼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 사이에 글자가 꽉 찬 페이지,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게 이어지는 미행이야기. 관찰되는 모습, 주변의 상황, 미행자 마음속을 오가는 생각, 마치 내 지난여름 태백산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을 때처럼. 언젠가는 무엇인가 나오겠지 하는 믿음 오직 그 하나로 앞으로 또 앞으로 걷던 그때처럼, 은근과 끈기 그 힘으로 버티며 읽어나간다. 언젠가는 숨 쉴 공간이 나오겠지. 그런데 묘한 것은 이 부분을 그냥 넘기고 싶지가 않다는 것. 얼마나 남았을까 중간 중간에 궁금해질 수도 있으련만, 묘한 긴장감이 어우러지는 이 부분, 그냥 페이지가 넘어가고 또 넘어간다.)
미행 다음날 만난 Fanny. 여왕처럼 화려한 옷차림의 여인이 Daniels부인을 찾아왔었다고. 부인은 전혀 반가워하지도 않는데 이 여인은 마치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 대하듯 그렇게 했다고. 마침 Blake가 돌아와 그 여자를 보자 서재로 들어갔고, 엿들었는데, 여자는 우리 고귀한 집안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다니 하며 울었다고. 남자의 소리는 하도 낮아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아마도 Evelyn Blake이 그 여자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석 하나를 마련해, 그 백작 부인 집으로. 물건 값을 흥정하다, 그녀가 다른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책상위에 놓인 편지를 살짝.
돌아와 나의 상관 Mr. Gryce에게 보고하려는데, 그는 아직도 오리무중 그 은행 강도의 행방에만 관심이 있고, 그래서 Fanny에게 들었던 어떤 여자와의 대화 ‘crime'이라는 단어를 꺼냈고, 내 미행 결과를 보고했고.... (이제 이야기는 작은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해 큰 사건이 물려들어 오면서 수사가 진행되는 그런 모양새로.)
익사체 발견 신고. 달려가 보니 얼굴은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되었지만,(얼굴 못 알아보면 꼭 무엇인가 있더라) 마른 몸매, 검은 눈동자는 맞는데, 금발. 검은 머리가 아니라며 돌아서려는 나. Gryce의 충고. 사람들의 증언을 들을 땐, 말을 듣지 말고, 빗을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이 익사체가 바로 실종자. 그녀의 옷은 지난 번 내가 그 집 벽난로에 남은 재에서 건져낸 것과 무늬도 옷감도 일치.
저녁 때, Blake의 집을 찾아가지만, 고위정치가를 초대한 만찬이 진행 중. 명함을 들여보내고, 손님들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고. 이윽고 거만한 태도로 우리 쪽으로 들어오는 그. 무슨 일이냐. 익사체 이야기. 난 하인들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 하인 일이 아니고 며칠 전 당신이 길에서 이야기했던 여자의 이야기다. 이 나라에서 미행이 허용되어 있느냐. 선량한 시민에겐 그런 일 없지만, 의심받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당신이 며칠 전 Schoenmaker의 집에 갔던 것까지도 알고 있다. 갑자기 당황해하는 그. 다시 위엄을 갖추고. 내 그곳에 갔던 이유를 설명할까? 그의 말을 막는 나의 상관 Gryce. 오늘은 실종자 일로 왔으니, 그 이야기는 상관없고. 좋다 그렇다면 무슨 권리로 당신들이 나를 이렇게 험하게 몰아치는 것이냐. 그 이유를 설명하는 Gryce. (이어지고 이어지는 정황 묘사, 심문의 필요성과 정당성....) 이제 실종자와의 관계를 이야기해달라고. 정말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이 또 나오자, 인물화 쪽으로 가서 그 그림을 돌리니, 그 반대편으로 향해있던 실종자 그녀의 인물화가 나오고. 말을 잃는 Blake. 이어 위층 실종자의 방으로. 서랍을 열자, 거기에서 나오는 옷들은 아까 그 인물화 속에서의 의상 그대로. 하녀 Daniels부인을 불러오라는 Blake, 밖으로 나갔다 대답하는 Fanny. 지금 이 시간에?
Blake의 고백. 이 초상화 속의 인물은 나의 법적 부인, 또 종교적 절차를 거친 부인. 재봉담당 하녀는 단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닮은 인물일 뿐.
사생활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려는데, 비밀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 어렸을 적부터 엄한 아버지가, 귀족의 풍모를 해칠 수 있는 그 어떤 행동도 허용하지 않았고....
캐나다에서 길을 잃고.. 말은 다치고... 여인숙... 그 집 딸 Luttra... 온 집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폭풍우... 깨우는 그녀, 이제 이 집이 곧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고.... 못 나가게 하는 가족,... 문을 열어줄 때까지 돈을 던지겠다며 불 속으로 지폐를 차례로 던져 넣는 그녀... 결국 탈출에 성공... 하지만, 폭풍우 속... 추격을 피하려 등불을 말안장에 매고, 말을 보낸 후, 그 반대 방향으로 어둠을 헤치고.... 그녀의 미모(또 미모)뿐 아니라, 그 용기와 에너지... 자기는 어떤 어려움도 버텨낼 수 있지만, 범죄는 싫다고.... 어쨌든 그녀의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이 怪奇부분도 그 나름 재미있다. 전혀 지루하지 않다. 전혀 과장 없이 소곤소곤 아름다운 문체, 아마도 이 작가의 장기인 모양이다. 어쩌면 오히려 바로 이 부분이 이 소설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 지금 책의 거의 반을 조금 더 지나고 있는데,.... 이것 다 읽은 후 이 작가의 다른 소설 하나 골라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와의 약속. 교육을 받게 해주겠다고. 실제로도 그 약속을 이행. 한 것이라곤 물론 수표에 사인하곤 한 그것 밖에 없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나. 하지만, 내 눈엔 오직 Evelyn뿐. 아버지는 절대 반대. 어떤 일이 있어도 친족 간의 결혼 같은 파멸행위는 허용할 수 없다고.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최후통첩. 한 달 내로 결혼하지 않으면 전 재산을 다른 곳에 넘기겠다고. 얼마나 ‘독한’ 성격인줄 알기에 절망적 상태, 사교계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상대는 없고. Evelyn에게 부탁해봤지만, 일단 아무나 좀 ‘모자라는’ 사람을 구해보라고. 나중에 자기가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 싫다고. 내 재산만을 탐내는 그녀는 자기 주위의 후보자를 찾을 생각 전혀 않고.
그때 떠오른 생각. Luttra는? 그곳으로 달려가, 그녀를 만났는데, “포도 씨를 심었다 생각했는데 야자수가!” 교육이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 그곳에서 열흘 만에 결혼.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소개. 그때 아버지가 기뻐하던 모습, 그녀가 누구인지, 출신이 어떤지 그런 것 전혀 묻지 않고.... 또 그녀가 좋아하던 모습. 둘은 포옹하고, 그녀는 눈물까지 흘리고......
이제 아버지에게 강력히 요구, 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해가면서까지 아버지 명령을 지켰으니, 약속대로 재산을 넘겨달라고.
그 순간 들어온 그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이용했다고? 난 처음 당신을 만나던 순간, 또 잊을 수 없던 탈출 그 순간을 기억하며, 꿈에도 그냥 당신의 사랑, 그 어떤 다른 것도 필요 없이 그저 당신의 사랑만 꿈꾸며 지내왔는데, 그래서 결혼식에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뭐 이용만 당한 신세가 되었다고.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배상을 해주겠다는 나의 말에, 그런 것 하나도 필요 없고, 그저 평생 당신만 생각하며 살겠다고, 이 집을 떠나야할 사람은 나인 것을 아니 떠나겠다고. 신부만 찾는 아버지. 아버지의 충실한 하녀 Daniels부인에게 그녀를 찾아오라 해보지만 이미 사라진 그녀. 그것이 내 그녀를 본 마지막.
그런데 Evelyn의 약혼. 물론 내가 먼저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이 사실이라 아무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나의 오직 하나였던 사랑 그녀의 배신. 다시 나의 재산과 가문이라는 왕국으로 돌아온 나.
서서히 살아난 Luttra에 대한 기억. 내 그녀를 부끄러워했던 것은 범죄자 집안의 딸이라는 것, 내 명예를 더럽힐 수 없어,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런데, 점점 더 나를 괴롭히는 것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나의 양심에 火印을 찍어놓은 Luttra의 마지막 말....
“I loved you. Ah, and I do yet, my husband, love you so that I leave you. When the day comes—if the day comes—you need or feel you need the sustainment of my presence or the devotion of my heart, no power on earth save that of death itself, shall keep me from your side.”
문뜩, 나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그 결과가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이 그림. 내 기억을 더듬어가며 한밤중까지 붓 터치 하나하나에 내 온 정성을 쏟아 넣은 이 그림. 내가 그려놓은 이 그림을 보며 더욱더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그녀.
‘남편’이 있는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며 가며 지나가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아무리 살펴보아도 비슷한 사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그래도, 나의 명예가 걸린 일에 경찰까지 개입시켜가며 공개적으로 그녀를 찾을 용기도 나지 않고. 하지만, 나로 인해 어느 구석에서 가난에 시달리고 있을 그녀를 생각할수록 나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가고. 그러던 어느 날, 당신들의 말에 따르면, 그 재봉녀가... (이건 완전히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
그때 들어오는 Daniels부인. 찾으셨냐고. 여태까지 나에게 숨기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냐, 이야기하라고. 멈칫거리는 그녀. 이야기 해! 털썩 주저앉는 그녀. 당신의 부인이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했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2주후에 그녀가 다시 와 사실 이야기를 하며, 그저 같은 지붕 아래 있고 싶다고.... 금발은 가발로 감추고....
화를 감추지 못하는 주인에게 하소연하는 그녀. 죽을 때까지 비밀을 유지하기로 한 내 마음인들 어디 편했겠냐고...
“I can never tell you,—innocent, tender, noble-hearted creature that she was."
"Was?" 가슴을 쥐어뜯듯 엄습하는 불길한 예감. "Why do you say was?"
"Because I have just come from the Morgue where she lies dead."
Daniels부인에게 하는 Blake의 말, 난 오래 전부터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감출 필요가 없었는데....
(아하. 감이 잡힌다. 그 은행 강도도 이 여자도 독일식 이름이니 이 여자는 아버지 오빠 뭐 그런 사람들에게 납치당하고, 또 익사체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으니, 이 여자는 아직 살아있고.... 스포일러? 뭐 내 지금 추측이 그렇다는 것일 뿐.... 맞거나 말거나...)
(역시 추측 그대로 진행되는 이야기) 전에 갔던 그 마을에서 들은 이야기, 어떤 여자 하나와 남자 둘이 사는 집이 있는데, 두 남자가 여자를 못살게 구는 것 같다는 그 여관 주인 이야기가 기억나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일종의 코미디. 프랑스 노인 화가로 변장하고 그 여관으로 잠입하는 나. 나? 사실 난 ‘그 유명한’ 탐정 Q. 목적은 하나, 여자를 구해내되, 이 여자가 악명에 시달리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 ‘중무장’한 두 남자를 격투 없이 체포하는 것이 그 다음. 작전은..... (이건 여기 쓰기가 좀. 워낙 디테일한 것이라 줄거리로는....어쨌든 나 Q는 ...로 변장하고....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영화 스타일)
당당한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 ‘굉장한’ 사위가 우릴 이런 꼴로 놔둘 것 같냐고. 내가 내미는 증거품들. 그 집에 난로 옆에서 타나 남은 것 수거한 증거품들. 너희 은행 강도에게 남은 것은 이제 교수대뿐이라고. 협상조건, 그 돈 다 은행으로 돌려주고,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Mr. Blake와 그의 부인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을 것. 그렇게 되는 순간 너희는 체포되어 교수대로 갈 것이라고.
사실, 이들은 그녀가 이 집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냥 ‘부잣집 털기’로 들어왔었는데 뜻하지 않은 ‘가족상봉’이 되었고, ‘거금’을 요구하는 그들에 협조를 거부하다 납치된 것이고......
자기는 이 집에 어울리지도 않고, 또 소란을 피운 책임이 있다며 한사코 떠나려하는 Luttra, 이 집 식구의 일원으로서 자기 사촌오빠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부탁한다는 Evelyn Blake.
마음을 굽히지 않는 그녀에게 다가오는 하녀 Mrs. Daniels. 그녀가 Mr. Blake에게 내미는 서류. 아버지 Blake의 필적. 놀라는 그. 어떻게 이것을... 하녀의 辨. ‘주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몰래 자기 손에 쥐어준 것이라고.
당신 돌아가신 후 1년 되는 시점에 이 집 식탁에 Luttra가 행복하게 앉아있으면 이 서류를 찢어버리고,
만약 죽음 이외의 이유로 이 자리가 비어있으면 이 유언장을....
그럼 당신은 이 속에 쓰인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냐고.
그걸 쓰실 때 알게 되었다고. 그런 경우에 재산은 아들이 아니라 Luttra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고.
아버지의 애정에 감탄한 ....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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