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러다 이 작가의 팬이 되는 것은 아닐까? 작가 Burton Egbert Stevenson (1872–1962). 잠깐 언론사에 발을 담갔다가, 27살 되던 해 Chillicothe 공공도서관에 들어가 그 후 58년 동안 줄곧 거기에서만 근무한 사람.
우연히 ‘The gloved hand’(1920)를 만나게 되었고, 또 우연히 ‘The Holladay case’(1904)를 읽게 된 후, 이 ‘The mystery of the Boule cabinet’(1911)는 일종의 호기심으로 찾아낸 책.
시원하다. 요란하게 떠벌리기 또 스토리라인과 상관없는 군소리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깔끔한 스타일. 바로 이 점이 내 마음에 든다.
아쉽다. Gutenberg Project에 나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이제 ‘That Affair at Elizabeth’ 딱 하나 남았으니.
http://www.gutenberg.org/cache/epub/10067/pg10067.html
변호사인 Lester가 話者로서 이야기를 연다.
Philip Vantine라는 사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넉넉해, 일정한 직업 그런 것 없는 ‘한량’이요, 50세 정도 나이에, 결혼에는 관심도 없고, 바다 건너 여행을 즐기며 때로는 예술품을 수집하기도 하는 일종의 ‘감정사’이기도 한 그. Lester는 그의 재산관리인.
흥분한 그가 Lester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이번 파리 여행에서 캐비넷 하나를 샀는데,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닌 다른 물건이 잘못 배달되어 왔다. 내가 알기로 이건 분명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캐비넷의 ‘부산물’인데(본을 뜨고... 하는 제작과정에서 ‘대칭 형태’의 또 하나의 물건이 나온다고 함) Madame de Montespan을 위해 Louis 14세(1638-1715, 보통은 그냥 Louis le Grand이라고 부름, 그의 재위기간은 72년. 재미있는 사실 하나, 거의 같은 시대 청나라의 강희대제1654-1722 역시 61년이라는 장기간 재위)가 만든,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에서.....(궁금해서 찾아보니 Boule Cabinet은 옆의 그림과 같은 가구)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하인의 전갈, 아래층에 어떤 프랑스 사람이 와 급하게 의논할 일이 있다고.... 좀 기다리라 해놓고 하는 그의 부탁. 비록 잘못 배달되어오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손에 들어온 이 물건을 놓치기 정말 아까우니 가격불문 구입하게 당신이 손을 써서... 이야기 후 내려와 보니, 방문자는 이미 싸늘한 屍身으로.
신고 20분 후 도착하는 검시관 Goldberger와 형사 Simmonds, 그리고 Record紙'의 민완기자 Jim Godfrey. 피살자가 Vantine에게 전했던 명함 상 이름은 Théophile d'Aurelle. 그의 손목 바로 위에 뱀의 독니에 물린 것 같은 상처에 피 몇 방울. 상처부위에서 나는 아몬드 냄새로 추정하기에 청산에 의한 독살.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또 ‘조용히’ 죽었는지.... 외부인의 침입 가능성은 배제된 상태였던 상황을 감안해 그들이 내리는 잠정적 결론은 자살. 하지만, 그런 결론을 수긍할 수 없는 Godfrey. 주위에 약병도 봉지도 아무 것도 없는데.... 죽은 자의 시계 뚜껑 속에 있는 여자의 사진을 몰래 감추는 그.
그곳을 나서며 Godfrey에게 묻는 Lester. 이 두 사람은 ‘The Holladay case’에서 알게 된 친구 사이. 아까 Goldberger가 자네를 대할 때, 가시가 돋친 것 같던데.... 그는 경찰국장 Grady와 한 편인데 내가 Record지에 계속 그의 무능력을 문제 삼는 기사를 쓰곤 하니...
집에서 쉬고 있는 Lester에게 Vantine의 하인 Parks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무슨 일이냐 물어도 그냥 숨넘어가는 소리로, "For God's sake, come quick, Mr. Lester!"
달려가 보니, Vantine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 상처의 모양은 물론 장소까지도 아까 d'Aurelle의 경우와 정확히 일치하고.
그의 신고를 받고 달려오는 사람들, 이번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국장 Grady 본인까지 직접 현장에.....
역시 달려오는 Godfrey, 무안을 주며 그를 밖으로 쫓아내는 Grady.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계속 중얼대는 하인 Rogers, "It was that woman done it! Damn her! It was that woman done it!"
그 여자가 누구였냐는 물음에, "She wore a heavy veil, sir, so that I couldn't see her very well; but the first thing I noticed was her eyes—they were so bright, they seemed to burn right through me. Her face looked white behind her veil, and I could see how red her lips were—I didn't like her looks, sir, from the first." 무엇인가 숨기며 말을 아끼는 눈치.
이어 온 檢屍醫 Freylinghuisen, 같은 死因이라고, 이번엔 검시할 필요조차 없겠다고.
혹시라도 무슨 단서를 잡을 수 있을까 Parks를 불러 조용히 물어보는 Lester, 정말 자기도 모르는 여자관계가 있었는지의 물음에, 여자 쪽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Vantine이라는 대답.
허위 보안경보가 울려 경찰이 와 보안 스위치를 내리고 갔다는 말을 듣고 창문의 보안선이 끊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Godfrey.
Parks에게 당부하는 Lester, 누군가가 이 Boule Cabinet를 노리고 있는 모양이니 경계를 철저히... 필요한 경우에는 총기도 사용해.... 또 Rogers를 잘 감시하고...
밤늦게 Lester의 집으로 찾아온 Godfrey, 죽은 자는 d'Aurelle가 아니라고, d'Aurelle는 지금 파리에 있다고...
그의 추론. Madame de Montespan를 위해 만든 이 Boule Cabinet이 그냥 보통 구조는 아닐 것이다. 어디엔가 비밀서랍이 있을 것이고, 누가 그것을 열려 하면 자동적으로 독약이 뿜어져 나오게 되어있을 것이다. 물론 몇 백 년 지난 지금도 그 독약이 어떻게 액체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는 지 그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니면, 옛날 그 구조의 비밀을 알아낸 어떤 범죄조직이 이 캐비넷에 독약을 새로 채워 의도적으로 Vantine을 경유하도록 했을 수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두 눈동자. 알아채지 못한 척 이야기를 계속하다 가보니, 유리까지 도려낸 상태. 그들의 대화내용을 다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
변호사 Sereno Hornblower, 공개적 활동은 않고, ‘진짜 귀족’만을 위해 일하는 거물. Lester를 찾아온 그.
어느 부인, Madame X라고 하자, 그녀가 남편 사후 프랑스 사람과 재혼했는데, 이 사람은 건달, 부인의 재산을 다 거덜 내려해, 관계를 끊으려하자(이쯤 해서 Madame la Duchesse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Lester), 그는 집에 있는 가구 일체를 다 처분했는데, 그 중 Boule Cabinet이 Vantine에게 넘겨졌다는 정보를 얻었고, 당신이 그의 재산관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거기 비밀서랍에 ‘사적’인 편지들이 들어있고, 그 내용이 공개되면, 그녀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그녀가 당신의 입회하에 그 서랍 여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Vantine이 죽었다는 이야기에 놀라는 Hornblower.
다음 날 하녀를 대동하고 나타난 Madame X. Lester의 ‘독약’ 경고를 웃어넘기며 능숙하게 조작하여 편지를 꺼내는 그녀.
이제 편지를 확보했으니, 부탁을 들어달라며 死者의 사진을 보여주자 실신하는 하녀.
그 하녀를 부축하느라 쓰고 있던 베일이 벗겨지는 Madame X. 놀라는 Lester. Godfrey로부터 받은 死者의 시계 속 사진의 바로 그 여자.
이번엔 방으로 들어오다 그 하녀를 보고 다시 실신하는 Rogers.
깨어난 하녀의 이야기, 그 사람 이름은 d'Aurelle이 아니라 Drouet라고. 그의 협박을 받고, 비밀서랍을 여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깨어나는 Rogers의 말, 저 여자가 자기 부인이라고. 예전에 결혼했다 도망나간 여자라고.
멋진 추리, 그것이 한낱 ‘로망’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자 허탈해하는 Godfrey. 그래도 무엇인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제 이 Boule Cabinet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묻는 그. Vantine이 자기 전 재산을 Metropolitan Museum of Art로 보내도록 유언장을 썼지만, 글쎄 이 물건은 주인이 따로 있어서.... 될 수 있는대로 이 물건을 오래 여기 잡아둬 달라고 부탁하는 Godfrey.
다들 돌아간 후 사색에 잠기는 Lester. Vantine이 사라진 이곳의 공허함. “Most of us, I think, are a little saddened when we realise our unimportance; most of us, no doubt, would be a little shocked could we return a day or two after our death and see how merrily the world wags on!”
Lester의 사무실로 찾아온 사람, 물건을 잘못 보낸 파리의 그 상점 Armand & Son의 아들, Félix Armand.
예절바른 행동, 차분한 말투. Lester가 그로부터 받은 인상, “one of the most finished gentlemen I ever met.”
다음 날, Vantine의 집에서 원래 보내졌어야할 물건과 이 Boule Cabinet을 교환하기로.
(의문, Madame X 때도 그렇고, 또 여기 Armand 때도 그렇고. 명색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신원확인을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야...)
캐비넷 교환 후, Armand 일행이 떠나자마자, Lester에게 비밀스런 손짓을 하는 Godfrey와 Simmonds. 거기에 합류해 그들을 미행하는 Lester. 그들이 들어간 집 열쇠를 따고 들어가는 일행. 위층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La mort! La mort!" 방문을 밀치고 뛰어드는 미행 팀, 창을 뛰어내려 도망가는 Armand. 죽은 자는 수염이 덥수룩한 거인. 그의 손등에 난 상처는 이미 살해된 두 사람의 경우와 똑 같은 모양. Godfrey의 추론, 이 거인이 ‘Armand’의 심복이었는데, 그가 배신하고, 비밀서랍을 스스로 열려고 하다가 이 변을 당한 것이라고. "I mean that, the instant the traitor opened the drawer, he would be stabbed by the poisoned mechanism! It was for that that Armand waited!"
Godfrey의 말, 그 자는 Armand가 아니다. 진짜 Armand 아들은 지금 파리에 있다. 그 상점의 점원이 이 ‘Armand'와 공모했고, 파리 경찰이 도망친 그의 행방을 찾고 있다.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Armand' 이 사람이 위험인물이다. "An ignorant criminal is never dangerous—it's the ignorant criminals who fill the prisons. But look out for the educated, accomplished ones. It takes brains to be a great criminal, Lester, and brains of a high order."
Simmonds에게 부탁하는 Godfrey. 이 Boule Cabinet을 경찰서 제일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철저하게 경비하고 열쇠는 남에게 맡기지 말고 꼭 지니고 있으라고. 글쎄. 이쯤해선 손을 떼지 않겠느냐는 Lester에게 들려주는 그의 이론.
"In the first place, most criminals are criminals from choice, not from necessity; and with a cultured man the incentive is usually the excitement of it. Have you ever thought what an exciting game it is, Lester, to defy society, to break the law, to know that the odds against you are a thousand to one, and yet to come out triumphant? And then, I suppose, every great criminal is a little insane."
“Not from his point of view. He doesn't steal because he needs money, but because he needs excitement”
‘수염 난 거인’의 Bertillon measurements(수사기관끼리 교환하는 범죄자의 신체적 특징 자료)를 보고 파리 경시청에서 보내온 답신 그 사람은 Morel, 흉악범. 大盜 Crochard의 공범. 사건 수사에 협조하도록 Pigot 경사를 보내겠다고.
Lester가 Armand & Son으로부터 받은 편지. 그 물건을 구입한 사람은 다른 사람 아닌 바로 Philip Vantine로 서류에 남아있다고. 이렇게 되면 이 물건을 당연히 Metropolitan으로 넘겨야겠다는 그.
며칠 후 나타난 Godfrey. 동전지갑 모양의 가죽 자루를 맡기며 하는 그가 보여주는 편지. 다음 수요일에 ‘방문’하여 ‘그것’을 가져가겠다는 내용. 발신자는 Jacques Crochard, L'Invincible. 더구나 놀라운 것은 이 편지가 Record紙의 사무실에서 그곳 용지에 쓰였다는 사실. (無敵? 이 부분에서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마치 怪盜 뤼팽의 소설을 읽고 있는 듯, 과히 거슬리지 않는 스릴과 서스펜스)
a cell whose bars were made of chrome-nickle steel which no saw could bite into; a cell whose lock was worked not only by a key but by a combination, known to one man only; a cell isolated from the others, standing alone in the middle of the third corridor, in full view of the officer on guard, so that no one could approach it, day or night, without being instantly discovered; a cell whose door was connected with an automatic alarm over the sergeant's desk in the front room; a cell, in short, from which no man could possibly escape, and which no man could possibly enter unobserved.
프랑스에서 오는 Pigot 경사를 맞는 Grady국장과 Simmonds. 함께 있는 Godfrey와 Lester를 쫓아내는 국장. Pigot에게 파리보다 더 분위기 좋은 곳을 소개하겠다는 그. 한껏 풀어진 모습.
내일이 바로 범인이 ‘방문’을 예고한 수요일, 아무래도 불안해 Boule Cabinet의 안위를 확인하러가는 Lester. 그를 막아서는 경관. 법적으로 그 물건의 관리 권한이 자기에게 있음을 설명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그, 이미 거기 와 앉아있는 Pigot와 Grady국장 또 Simmonds형사.
Pigot가 들려주는 이야기, Grand Duke Michael of Russia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 Mazarin diamond를 도난당했다. 전 재산을 걸고 그 물건을 돌려받고자 했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오직 한 명 Crochard뿐이다. 그 다이아몬드를 바로 이 Boule Cabinet의 비밀서랍에 감춰서 미국으로 들여와 여기에서 처분하려는 게 그의 계획이고, 프랑스 경찰이 과거 서류를 뒤져 그 비밀서랍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냈고, 그래서 내가 온 것이다.
‘독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Lester의 말에 아랑곳 않고 서랍을 열어 다이아몬드를 꺼내는 Pigot. (한 번도 이 물건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렇게 능숙하게 함정 서랍을 열다니.... 이 사람? 그것도 하필 자정에?) 안전한 은행금고로 운반하기 위해 나가는 Pigot와 Simmonds.
그때 들이닥치는 Godfrey.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는가. 당장 나가라 외치는 Grady. 당신은 국장자격도 없다고 맞받아치는 Godfrey. 방금 그자가 바로 Crochard였다. 당신이 그자의 범행을 도와줬다. 전 뉴욕 경찰에 비상을 거는 국장. 하지만....
다음 날 Lester의 사무실에 나타나는 Grady. 한숨도 못 잤는지 눈이 잔뜩 충혈 된 그. Godfrey가 여기서 보자고 했다고.
신문사 편집국장 Shearrow 그리고 Pigot와 함께 들어오는 Godfrey. 두 사람 사이의 극한을 달리는 언쟁. 그 다이아몬드를 틀림없이 다시 찾아낼 테니 걱정 말라는 Grady. Leater에게, 며칠 전 자기가 맡긴 가죽지갑을 달라고 해, 그 내용물을 테이블 위에 쏟아내는 Godfrey. 진품은 여기에 있다고. 그 서랍의 비밀을 자기가 이미 열흘 전에 알아내어 확보해놓았었다고. 그가 가져간 것은 가짜였다고. 물론 그도 그것이 가짜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서랍의 비밀은......(이하, 생략)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Harrington Strong의 'The Brand of Silence' (0) | 2013.03.25 |
---|---|
Burton Stevenson의 'That Affair at Elizabeth' (0) | 2013.03.22 |
Burton E. Stevenson의 ‘The Holladay Case’ (0) | 2013.03.19 |
Knut Hamsun의 'Growth of the Soil' (0) | 2013.03.18 |
Knut Hamsun의 ‘Hunger’ (0) | 201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