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책인데 참 재미나게 읽었다는 표현도 성립할까?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다.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장을 넘기는데, 이건 정말 ‘흐름’이 아니라 ‘덜컹거림’의 연속이다. 보통 같으면 처음 몇 십 페이지로 중단인데, 이상하게도 책장이 계속 그냥 넘어간다. 참 묘한 느낌, 일단 줄거리부터...
http://www.gutenberg.org/files/21891/21891-h/21891-h.htm
온두라스에서 뉴욕으로 들어오는 배의 갑판에서 사업가 Rufus Shepley(50)와 이야기를 나누는 주인공 Sidney Prale(38). 그의 눈에 들어오는 한 여인, 온두라스로 요양 차 와있던 여인 Kate Gilbert(28).
선실로 돌아온 Prale의 눈에 띄는 쪽지 하나, "Retribution is inevitable and comes when you least expect it."
배에서 내리는데, 짐에 붙어있는 쪽지, "Retribution."
식당에서 그의 코트 속에서 잡히는 또 한 번의 쪽지, "Remember—retribution is sure!"
그의 ‘거금’을 맡을 수 없다며 다른 은행을 알아보라는 거래은행, 다른 은행에서도 역시 마찬가지 반응.
‘온몸 바쳐 일했던’ 옛 직장 상사 Griffin을 찾아가지만, 바쁘지는 않지만 만나줄 의사가 전혀 없다는 그.
예약 착오였다, 방을 비워달라는 호텔. 다른 방도 다 찼다고 쫓겨나는 그의 귀에 들리는 다른 손님에게의 이야기. 방은 얼마든지 있다고.
공원에서 만나는 George Lerton. 주인공의 사촌이자 옛 직장동료, 그의 경고. 세 시간 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거대한 세력이 있다고.
"Don't stay here, Sid. Get out as quick as you can! Go back to Honduras—anywhere—but don't stay in New York."
반갑게 어깨를 치는 옛 친구 Jim Farland, 예전엔 형사, 지금은 탐정. 혹 필요한 일 있게 되면 연락을 달라며 명함을 건네주는 그.
호텔로비에서 만난 Shepley의 ‘앞으로 아는 척도 하지 말라’는 거친 반응. 조금 전 배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만해도 그렇게 다정했는데...
이 ‘모든 일’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난감해 하며, 강가 벤치에 앉아있는 주인공의 눈에 띄는 강물에 뛰어들려는 사람.
그에게 다가가 몸싸움까지 해가며 말리는 주인공. Prale가 그에게 붙여주는 이름, Murk. 당신은 이제부터 내 보디가드.
자신을 처음 ‘인간’으로 대해준 사람이라며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충성을 다하겠다고 맹세하는 Murk.
그에게 새 옷을 사주고, 이발을 시켜주고....
호텔로 돌아온 그. 아침에 들이닥치는 경찰. "You are charged with the murder of Mr. Rufus Shepley."
살인이 일어난 시간은 Prale가 Murk와 함께 있던 때. 하지만, 그 옷가게 주인과 이발사는 그 전날 Murk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탐정 Jim Farland, 그가 고용하는 뉴욕 최고의 변호사 Coadley. 일단 보석으로 풀려나는 Prale.
일단 탐정의 ‘망’에 걸려드는 사람은 Kate. Prale가 알고 있던 것처럼 요양 차 온두라스에 갈 정도의 ‘부유한’ 집 딸이 아니라...
그 Kate가 Prale의 사촌 George Lerton과 만나는 장면이 목격되고....
그 막강 변호사라던 Coadley도 사건에서 손을 떼고...
Murk와 Jim Farland는 괴한들에게 납치당하여 손을 뗄 것을 강요받고....
이런 일이 얽혀나가는 동안, 사건의 진실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언젠가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자기의 ‘속생각’을 ‘정리’해서 밖으로 나타내야하는데, 그 ‘속생각’이 ‘생경한 모습’ 그대로 입 밖으로 튀어나곤 해.... 이 소설이 바로 그런 식이다. ‘이제 이야기를 이렇게 끌고 나가야지’하는 속생각이 ‘그런 식’으로‘일의 순서 배치’와 ‘표현 작업’을 거치며 ‘치장’되어 쓰여야 ‘읽을거리’가 될 텐데, 이렇게 끌고 나가야지 하는 그 속생각이 바로 그대로 문장으로 인쇄되어 있어서... ‘시납시스’로부터 ‘작품’이 되어가는 그 과정이 생략된 책이라고나 할까? 그런 생각으로 책을 읽노라니 그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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