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고통에 이르게 되면, 감각이 무뎌져,
악한 일도 선한 일도 증오나 감사함 없이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 인간은 하나의 중심을 가진 원이 아니라 두 개의 중심을 가진 타원이다.
사실이 하나의 중심이고 사상이 또 하나의 중심이다.
다시 파리의 길가.
가브로쉬는 부자네서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자선사업'을 계속하는 중,
그가 길거리에서 떨고 있는 자매에게 자기가 걸치고 있던 헌 옷을 벗어주기까지 합니다.
죄수들이 바스티유Bastille 감옥에서 탈출하는데, 작전 미숙으로 나오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사람이 있어,
가브로쉬가 그에게 밧줄을 던져 탈옥을 도와줍니다.
탈옥 후에 동료가 떼나르디에에게,
“아까 밧줄을 던진 사람이 자네 아들 같던데”
하자, 그가 그럴 리가 있겠냐며 농담으로 치부합니다.
서로가 부자사이父子之間라는 것도 모르고 움직이는 상태, 이것이 바로 혁명기 파리의 거리 모습입니다.
달콤한 사랑과는 상관없이 다가오는 음산한 그림자,
탈옥에 성공, 습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떼나르디에와 파트롱미네트 일당.
마리위스를 사랑하는 에뽀닌느는 담장 틈 그늘에 숨어,
그들의 계획을 틀어놓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집안으로 ‘돌격개시’ 하려는 순간,
몸을 숨기고 있던 그녀가 앞으로 나서며, 반가운 듯,
아빠 떼나르디에를 포옹하며 그의 ‘친구’에게도 말을 거는데,
"My good friend, Mr. Montparnasse," said Eponine,
"I entreat you, you are a good fellow, don't enter."
"Take care, you'll cut yourself," replied Montparnasse.
그런 ‘유치한’ 작전이 통하지 않자, 이제는 완력으로 말리려 하는데,
그것도 그 ‘거인’들에게 통하지 않자, 소리를 질러 이웃을 다 깨우겠다고 해,
결국 이들이 포기하고 물러나게 만듭니다.
벌써 몇 차례 떼나르디에 일당은 물론 마리위스를 집 근처에서 본 장발장,
이제는 ‘자베르의 첩자’까지....
그때 그의 앞에 돌이 떨어집니다.
에뽀닌느가 던져넣은 쪽지, “당장 이곳을 떠날 것.”
그가 이번에는 아예 영국으로 도피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딸'과 '아버지'의 대화, 아빠 아직도 마리위스가..... ?
"Father, are you as angry with him as ever?" She paused, not daring to proceed further.
"With whom?" he demanded.
"With that poor Marius."
장발장이 그 늙은 머리를 치켜들고, 삐쩍 마른 주먹으로 테이블을 짚고, 흥분되고 떨리는 소리로 말합니다.
"뭐 불쌍한 마리위스라고? 그 작자는 악당이야, 형편없는 건달에, 양심도 영혼도 없이 건방지고 사악한 녀석이란 말이야!"
코제트로부터 이제 그들이 영국으로 떠난다는 말을 듣는 마리위스, 이 무슨 날벼락!
깊은 상심에 빠졌던 그가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해냅니다. 할아버지에게서 결혼승낙을 받아내는 것!
질르노르망Gillenormand을 찾아가려는 마리위스, 그가 코제트에게 내일은 우리 만나지 말자고 하자,
그의 의중을 알 리 없는 코제트, 이 '만나지 말자'는 말에 그만.....
마리위스가 그녀를 어른스럽게 다독거려 줍니다.
일생을 위한 것인데 하루쯤이야.... Let us sacrifice one day to gain perhaps a whole life.
내치지 않는 걸음. 하지만 어쩌랴, 마리위스가 할아버지의 집으로 갑니다.
손자를 영원히 잃은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관계 회복 기회를 노리던 이 노인네,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 네 잘못을 알겠는가, 네 행동을 뉘우치는가,....” 그를 다그치더니,
결혼을 승낙해달라는 손자에게 퍼부어대는 질문, 누구지? 집안은? 재산은? 수입은? 사는 곳은? .......
그 어느 조건 하나 마음에 들지 않자, 그가 해주는 ‘충고’는, 마음껏 바람피울 것!
물론 그 여자와도. “Booby! make her your mistress.”
“5년 전 아버지를 모욕하더니, 오늘은 내 아내를....”
Five years ago you insulted my father; today you have insulted my wife.
I ask nothing more of you, sir. Farewell.
마리위스가 문을 박차고 나옵니다.
다시 쌍제르망의 코제트집으로 ‘작별’을 고하려 찾아간 마리위스,
약속시간에도 나오지 않자 그들이 떠난 것을 알고 실의에 잠깁니다.
이때 그의 귀에 들려오는 신비의 목소리, “친구들의 바리케이드에 참여해야지!”
(마리위스와 'ABC의 친구들'의 대화부분 뮤지컬 장면도, 여기를 눌러 가사와 함께 감상해보시죠.)
마버프도 실의에 빠져있습니다. 가브로쉬가 던져준 지갑은 이미 경찰에 갖다 주었고,
그가 마지막으로 믿었던 기대도 다 깨지고, 사기만 당했습니다.
- 폭동은 무엇에서 성립되는가? '無'에서 또 '모든 것'에서 성립된다.
- 군중이란 꼭 처음 목표했던 길로 가는 것은 아니라, 바람 부는 대로 아무데로나 가는 법.
- 폭동은 배고픔이란 물질적 문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반란은 정신적인 현상이다.
부르주아는 그 차이를 모른다. 그들이 보기엔 어느 것이나 다 폭동이고, 모반이고,
주인에 대한 개의 반항이고, 시끄럽게 짖어대는 소리이고, 그저 귀찮은 울음소리일 뿐이다.
‘자유수호자’라 추앙받던 라마르크Lamarque장군의 장례행렬이 폭동징후를 보이자,
정부가 군대를 파견하여 행렬을 저지,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발포가 일어납니다.
모여드는 학생들, 그들의 집결지 본부는 꼬랭뜨Corinth 술집.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찼던 가브로쉬도 여기에 참여하고,
시가행진이 시작되자, 이제 기대할 것 다 없어진 마버프도 동참합니다.
그들의 행진이 계속될수록 참여하는 노동자 예술가 학생의 수도 늘어납니다.
파괴하면서 동시에 건축하는 데는 민중의 손재주를 당해낼 것은 그 어디에도 없죠.
혁명주의자들은 순식간에 사람 키보다 높은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학생들은 바리케이트를 지키며 밤을 샙니다.
위험이 닥친다는 것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이죠. 낯선 사람들 사이에도 애국심의 불꽃이 당겨집니다.
Great perils have this beauty, that they bring to light the fraternity of strangers.
‘ABC의 친구들’이 이들을 이끌며, 군대와의 대결을 위한 무장을 시작합니다.
밤이 되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가브로쉬는 방위 쪽에 신경을 씁니다.
마리위스는 사랑이 떠난 슬픔에, 이젠 죽어야만 하겠다는 생각에, 자베르에게서 받은 권총을 들고 바리케이드로 나갑니다.
자기에게도 총을 달라고 애원하지만 얻지 못하던 가브로쉬, 그가 공을 세웁니다.
그가 앙졸라에게 한 사람을 가리키는데, 끌려온 그 사람은 자베르, 자기가 스파이로 투입되었다고 선선히 자백합니다.
그에게 사형이 선고되는데, 앙졸라는 혹시 있을지 모를 그의 ‘포로 교환가치’를 생각,
그 집행시간을 바리케이드가 무너지기 10분 전으로 정합니다.
정부군이 작전을 개시. 혁명기를 향해 총을 쏘아댑니다.
마버프가 바리케이드에 올라 혁명기를 휘두르다, 총알에 쓰러집니다.
전투는 점점 혁명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앞에서 지휘하던 꾸페라크, 그의 가슴에도 총알이 날아들어 쓰러집니다.
가까이 다가온 군인이 마리위스에게 총을 겨누는데,
‘누군가’가 그 사이를 가로 막더니, 그 대신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마리위스를 부르는 가냘픈 소리,
아까 그 ‘너도 참여해야지’ 하던 신비의 목소리입니다.
마리위스가 다가가니 그는 남장을 한 여인, 에뽀닌느,
그녀가 마리위스에게 올 총알을 막은 것입니다.
그녀 머리가 마리위스의 무릎에 젖혀집니다.
눈섭이 감깁니다. 움직임이 없습니다.
내 생명의 은인, 불쌍한 이 여인,
이제 영원히 잠드는구나....
그 생각이 마리위스의 머리를 스치는 순간,
눈을 뜬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목소리로, 겨우겨우 말을 잇습니다.
“마리위스 씨, 내가 당신을 조금은 사랑한 것 같네요.”
Monsieur Marius, I believe that I was a little bit in love with you.
“제가 죽으면 키스해주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제가 느낄 겁니다.”
Promise to give me a kiss on my brow when I am dead. I shall feel it.
그녀의 영혼이 떠나가고, 마리위스가 그녀의 이마에 키스해줍니다.
코제트의 편지를 전해주고 떠난 그녀, 차마 그녀 옆에서 읽을 수는 없는 일, 마리위스가 자리를 옮깁니다.
마리위스가 코제트에게 여기서 죽겠다는 글을 써, 가브로쉬에게 가서 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실은 어린 가브로쉬를 이 위험한 곳으로부터 떼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죠.
마리위스의 편지를 갖고 달려간 가브로쉬, 장발장에게 ‘걸려’ 그에게 줍니다.
편지를 읽은 장발장,
마리위스의 정체에 대한 의혹이 풀리고,
이제 자기들의 행복을 방해할 요인이 하나 줄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하며,
가브로쉬에게 묻습니다. 지금 마리위스가 있는, 그 바리케이드가 있는, 그곳이 어디냐고요.
정부군 복장으로 바리케이드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그, 속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마리위스여,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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