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의 생각세계

銀에 관한 단상

뚝틀이 2016. 2. 16. 05:11

자판기에서 銀1g을 판다면 얼마 정도를 넣어야할까.

요즘 銀 시세가 온스 당 15불을 약간 웃도는데, 1트로이온스가 31.1g이니, 대충, 그람 당 50센트.

그런데 환율은 달러당 1,200원을 오르내리니, 銀 1g은 대충 라면 한 봉지와 비슷한 600원 정도란 이야기가 된다.

그럼, 건강에 좋지 않은 라면을 먹을 때마다 벌금 내는 셈 치고 돼지저금통에 은 1g씩을 넣는다면, 일 년에 얼마나 쌓일까.

나처럼 툭하면 라면으로 끼를 때우는 사람의 경우, 300봉이 넘고, 그렇다면 벌금 통에 든 銀이 10온스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도 그렇지 어찌 감히 일용의 양식인 라면을 예로.....

그래? 그럼 스터벅스 커피 마신 후 돼지에게도 銀 5~6g씩 선심을?

담배도 못 끊어 ‘수명단축’을 했다면 그 기념으로 돼지에게도 銀 4~5g씩을?

사실 수명단축보다 무서운 것은 죽지도 않고 몸도 가누지 못해 식구들을 괴롭히는 것이니,

그 생각을 하며 담배 살 때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銀을 더 집어넣는다면?

아니, 마음에 걸리는 그 무엇인가를 했을 때마다 돼지에게 고한다면?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 돼지를 맡아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신한은행.

    (절대 오해 마시라. 난 신한은행과 어떤 관계도 없다.)

그곳에 ‘벌금’을 내밀면, 실버리슈 통장에 돼지에게 먹인 銀의 그람 수를 찍어서 준다.

나중에 해당량의 현물 銀bar로 달라고 하면, 그렇게도 해주겠단다.

    (왜 은행원들이 ‘빠’라고 하지? ‘빠다’를 먹어서 그런가?)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銀貨를 찍어내고 있다. 짭짤한 수익 때문.

   (우리는 아니다. 혹 5만원권처럼 다 어느 곳에 사장될 것 같아서?)

가장 인기 있는 bullion coin은 미국에서 나오는 Silver Eagle과 캐나다의 Maple Leaf인데,

   (Bullion coin이란 일상생활에서의 유통 용도가 아니라 순도 999가 이상으로 높은 보관용 동전을 가리킨다.)

흥미로운 점은 (물론 거래는 높은 가격으로 되지만) 액면가 5달러 또는 1달러 등의 표시가 있다는 것.

이는 단순히 금이나 은을 재료로 하는 ‘기념품’이 아니라 법정화폐legal tender라는 의미이다.

   (가짜 제조 도사 중국, 이것도 만들었다가 ‘위조화폐’ 제조범으로 추적당했다고.)      

                                       


사실 金과 銀은 비슷한 것 같지만 채광하는 형태도 용도도 좀 다르다.

金은 거의 전적으로 장식용이거나 주화의 용도지만 銀은 40% 정도가 산업용으로 쓰인다.

또 金과는 달리, 銀은 구리나 니켈 등 다른 광물의 채광 때의 부산물로 얻어지며(70%), 銀전용 광산은 30% 정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불황의 시대라 원자재commodity item 가격들이 바닥을 기고 있으니, 이것은 銀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금은 銀시세가  생산원가 밑이라 문 닫는 광산들이 생기고, 공급보다 많은 수요를 재생된 은으로 메꾸고 있는 상태.

그래서 가끔 아메리칸 이글이나 메이플 리프가 달려, 공급이 중단되고, 또 '지역할당제'로 배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그래프에서 GSR이 35에서 80으로 올라는 것은 산업수요의 급감 때문.)


금과 은을 말할 때, 헷지라는 단어에 유의해야 한다.

金銀은 일반인이 접근할 투자 상품도 아니고 투기의 대상도 아니다.

투자 상품으로 꼽히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물건'이 불어나지 않는다는 것.

   (시세가 오르면 그 차액이 이자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 글쎄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또, 일반소비자가 살 때는 Comex 선물가격에 7%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야 한다는 것이 꼽히기도 한다.

더구나 銀貨의 형태로 사려면 US Mint가 중간상인들에게 가공비조로 1온스 Eagle에 2$을 더 붙여서 넘기는데,

또 그 수많은 중간상들도 운송비에 보관료에 유통비에, 또 차액을 보고 영업하는 것이니....

결국 20% 정도의 웃돈Mark-up을 얹어야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유튜브에서 요란하게 위기설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대개 이 중간상들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이것을 팔 때는 이 웃돈을 꼭 건진다는 보장이 없으니.......

   (실버리슈에서도 매입 매도가가 크게 차이나고, 실버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까지...)

결국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기 전에는 수익이 날 수 없어 투자 대상이 될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구나 銀의 경우에 金보다 훨씬 더 가격변동의 폭이 크니,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대상이다.)


헷지는 투자도 저축도 아니고 보험의 성격이다.

미국 정부가 진 빚을 나타내는 옆의 그래프를 보라.

  (오바마 때 워싱턴부터 부시까지의 빚보다 더 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다가 아니다. 여기에 Medical, social security, student loan...

   이런 '의무사항'까지 합치면 정부 부채가 200조 달러가 넘는다고.)

그런데 이렇게 '미친듯' 돈을 찍어내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고,

일본 중국 유럽 세계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

화폐가 종잇조각으로 전락하고 위기가 오는 것,

그것은 마크로 경제학에서뿐 아니라'수학적'으로도 필연이다.


보험.

힘없는 늙은이라면 어쩔 수 없이 '일시불'로 들어야하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으니 '여유 있게' 부을 수 있고,

   (돼지저금통에 '푼돈'을 넣는 비유로 시작한 것은 그 이유에서다.

    아이들이 컸을 때 그때 보면 헷지가 아니라 투자의 의미도....)

그런 의미에서는 꾸준히 돼지에게 밥을 줘야하는데,

사실 금이나 은이나 다 현물이어야 한다. 

그래도 헷지의 일환으로 리슈를 고려하는 것은,

우선 모든 일이 완벽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기도 하고,

또 이것이 오늘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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