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이청용 손흥민

뚝틀이 2018. 2. 26. 00:28

크리스탈 팰리스와 토트넘 핫스퍼의 경기. 어느 쪽도 득점 없이 계속되는 답답한 경기.

종료 10분 전 손흥민이 투입된다. 지친 선수들 틈에서 공을 돌리는 그, 토트넘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하지만, 손흥민,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잠깐 공을 잡았다가 패스해주는 것이 고작. 내 눈엔 그렇게 보인다.

한 때의 현란한 드리블 그 트레이드마크가 어디로 사라졌지? 무슨 일이 있었나? 요즘은 심리적으로 무척 위축된 모양이다.

꼭 겁에 질려 알리바이 정도나 세우곤 하는 착한 아이. 표정도 그렇다. 이유야 어떻든 자업자득, 악순환,

매번 이 모양이니 선발로 못 뛰고, 이렇게 막판 교체로, 그것도 마지막 카드로  투입되는 것 아닌가.

결국 코너킥에서 해리 케인이 헤더로 골을 넣는다. 손흥민의 툭툭 패스는 계속된다.

5분 정도 지나서 팰리스의 이청용이 투입된다. 너도 5분 뛰어보라 그 말이지.

화가 난다. 공을 찰 기회도 얻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임대되지도 못하고. 불쌍하다.

축구선수의 생명은 '움직임'의 계속으로 '느낌'을 잃지 않는 것인데, 그런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니....

축구선수란 감독에 의해 체스 판에 놓이는 돌,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목줄에 매인 犬 신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얼마 전 네덜란드 팀이 월드컵 진출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때의 자조 섞인 해설이 생각난다.

어느 정도 실적을 보이는 선수는 외국 팀에 스카웃되는데,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소속 팀에서 다른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벤치 신세로 뛸 기회를 얻지 못하고,

결국 그 재능도 살아나지 못하고 능력 또한 퇴보되어 네덜란드 국가대표 팀의 실력이 하락하게 된다고.

손흥민 이청용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화가 난다. 지금보다 더 급이 낮은 팀으로 갔다면 더 뛸 수도 있었을 텐데...

물론 지금 팀에서 일찍 투입될 수만 있다면, 이런 팀웍에서 자신의 기량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기회지만 말이다. 

하긴 어디 축구세계에서 뿐이랴. 우리 삶이 그런 것 아닌가. 능력과 기회. 자기 계발.

그래서 대기만성이라는 속담도 생긴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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